2011/11/24

한미 FTA 전격 채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미 FTA가 한나라당의 기습 날치기로 전격 비준(ratify)되었다.

한나라당의 날치기 비준, 김선동 의원(이름마저 "선동"이다...)의 국회 최루탄 공격, 무효시위 영하의 날씨에 등장한 경찰의 물대포, 나꼼수 경찰 소환 등등... 정국은 혼란스럽다.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등 극좌는 이에 대해 FTA 비준안 가결 무효 시위를 하는중. 찬성표를 던진 한나라당 151명을 "매국노"라고 부르면서, 내년 총선에서 이들 중 단 한명도 금벳지를 달지 못하게 만들겠노라고 기염을 토했다.

그 와중에 "대한민국 어버이연합"이라는 극우단체는 "한나라당 의원님들 간만에 밥값들 하셨다"는 플렛카드를 들고 나와서 지지인지 지능적 안티인지 헷갈리게 하는 멍청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참정권도 없는 남의 나라 일에 이러쿵 저러쿵 토를 달기도 그렇지만,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다.

한나라당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번 일을 저지른 것일까.

그들은 더이상 정치를 할 생각이 없는걸까?

한나라당은 보수다. 보수하면 떠오르는 것은 쇄국, 기존의 체제 유지, 나이드신 분들, 농민들, 가진자들, 부자들 등이다. 지난 노무현 정부때 그들은 보수답게 당시 여당이 추진하던 한미 FTA를 강력 반대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찌된 일인지 가뜩이나 예전보다 한국쪽에 불리하게 되었다는 FTA를 적극 지지한데다가 야비하게 날치기로 비준안을 가결시켰다.

이로서 대다수의 국민은 물론, 특히 농민들, 지역 주민들을 철저하게 적으로 돌려버렸는데, 이로서 이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세력이라고는 부자들, 일부 늙은 멍청이들 밖에는 없게 되었다.

그렇지않아도 이명박을 배출시켜서 자기들 텃밭인 경상도에서도 한나라당=나쁜놈이라는 취급을 받으며 내년 퇴출당할 위기에 처해 있었는데(참조), 이번 FTA로 아주 도장 찍어버렸다.

정말 이번 FTA 비준안 가결을 끝으로 정치인생 퇴겔할려는 생각일까? 마지막으로 크게 한탕 땡기고?

땡긴다면 어떻게 땡긴다는걸까. FTA를 맺으면 일반적으로 양국의 부자들이 수혜를 보고 중산층, 하위층들이 손해를 본다. 특히 한국처럼 얼마 되지도 않는 부가 일부의 손에 집중되어 있는 경우(빈부격차는 미국이 훨씬 더 크다), FTA의 과실은 고스란히 재벌들의 입으로 들어감과 동시에 FTA로 인한 손해는 일반 국민들이 고루 받게 된다.

재벌의 이익을 위해 정치생명을 포기한다?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쉽게 납득이 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도 이제 얻고 싶었던 것을 얻은 재벌들이 정치판에서 퇴출당해서 이용가치가 없어진 퇴물들을 돌봐줄 이유가 없다.



"FTA를 하면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한나라당, FTA찬성측의 주장을 참이라고 가정을 해도(이는 매우 큰 가정이다) 의문은 없어지지 않는다.

FTA의 내용상 향후 5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관세/규제가 철폐되게 되어있다. 내년 1월 1일부터 조약이 발효된다고 해도 그 효과가 온전히 전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총선/대선은 내년이다.

게다가 가뜩이나 요즘은 미국 더블딥 우려, 유럽 금융위기 등으로 미래 전망이 매우 불투명한 시점이다. 혹여 내년 상반기에 세계경제가 본격적인 불황에 빠져든다면 국민 여론이 "한나라당이 FTA해서 먹고살기 힘들게 됐다", "매국노 한나라당을 심판하자"는 쪽으로 흘러가는 건 극좌의 선동 없이도 충분히 가능한 시츄에이션이다.

즉, 잘돼봐야 내년 선거에 영향을 줄 만한 즉각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고, 못되면 한마디로 멸망, 한나라당 폐당이고 연루된 모든 인간들 X된다.



근데 여지껏 미국과 FTA를 맺어서 나라가 발전한 예가 없다.
모 대학교수는 이번 건을 두고 "미국의 신 식민지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라고까지 표현했다.

한나라당 의원과 독대 하며 묻고 싶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나고.

미국과의 약속 때문이라면, 참으로 혈맹국 미국에 대한 애정과 의리가 갸륵하긴 하지만, 그래도 자충수임에는 변함이 없다. 일단 "국민의 반대로 비준할 수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히고, 차후에 미국이 압력을 가하면 그때가서 못 이기는척, 억지로 당하는 척 비준했어도 된다.

아무튼 이번 일로 "한나라당 전 대표" 박근혜는 대권을 잃었고, 안철수는 하기 싫어도 대통령 해야하는 처지가 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