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15

110515SU - 블로거와 워드프레스

Blogger의 포멧 문제 때문에 워드프레스 계정을 만들었다.

충격적인건, 이놈은 한술 더 뜬다는 것이다.

디폴트로 빈 줄 삽입이 아예 불가능하게 되어있다...


문제라는게 사실 별로 복잡한 건 아닌데, 바로 빈 줄 삽입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다.
한줄 띄었는데 아예 안 띄어져 있다던가, 아니면 세줄씩 띄어져 있다던가...
별 문제같지도 않은 문제라서 더욱 짜증난다. Html 테그 때문인 거 같은데, 명쾌한 솔루션을 찾을 수가 없다.



여기서 또한번 한국 vs. 미국(포함 북미권)의 생각하는 방식의 차이점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한국은 다분히 감성적이다. 인터넷 포스팅을 보면 글보다는 그림이 많은 경우가 많고, 글이 있더라도 감정적으로, 글의 논조나 기분의 흐름에 따라 빈줄을 적절히 삽입하면서 글을 쓴다. 중요한 부분은 한줄, 한줄씩 빈줄을 넣어가면서 쓴다던가, 내용상의 큰 주제전환이 있는 곳에서는 빈줄을 여러개 넣는다던가.

그에 비해 북미권은 감성적인 면은 못하지만 글들이 논리적이고 대부분의 경우 목표가 명확하다. 어떠한 정보/의견을 전달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그에 따라서 책이나 신문같은 포멧을 사용한다. 그림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드문 드문 들어가고, 한국 포스트처럼 빈줄이 난무하지 않고 문단과 문단을 나누는 곳에 빈줄이 들어가는 정도이다.



차이점이 이것 뿐만이라면 좋겠지만 좀더 심각한(?) 차이점도 있다.

한국 인터넷 사이트들은 전통적으로(?) 작성자가 글을 쓰면 "보이는 데로" 들어가게 되어있다. 즉 작성자가 에디터에서 빈 줄을 한줄 넣으면 한줄, 다섯줄 넣으면 다섯줄이 실제 포스트에 보여지게 된다. 대단히 Intuitive하고, 자유도가 높고, 초심자를 비롯 누구에게나 금방 익숙해질 수 있는 좋은 설정이다.

북미권의.. 라고 하면 논리 비약일려나. 적어도 Blogger나 WordPress의 경우, 이런 저런 기능이 상당히 발전되어 있다. 근데 한국형 에디터에 적응되어있는 나에겐 정말 괴로운 것이, 빈 줄을 두개 이상 넣으면 에디터가 이를 오류로 인식해서 디폴트로 이를 없에버린다!
디벨롭퍼들이 꽤나 머리를 쓴거 같긴 한데, 빈줄(엔터)를 한번 넣으면 문단이 바뀐 걸로 판단하고, 두번 이상 넣으면 하나로 쳐서 그에 맞는 테그를 넣는 듯. 그리고 이 테그를 디폴트 스타일로 표시하게 하면 빈줄이 하나도 아니고 무려 "반줄"정도 빈공간이 생긴다. 게다가 이것도 매 문장마다 쓰면 빈줄이 아니라 단지 "줄바뀜(문장의 첫 글자가 줄의 맨 앞으로 오는 것)"이 되어버리니, 문장 문장마다 빈줄을 넣으면서 포스트를 쓰는건 아예 불가능하다.



물론 북미권 블로그스피어에서도 시원 시원한 포멧팅을 써서 글을 올리는 사람들도 많다. 유명 블로그들은 어떻게 하나 궁금해서 검색을 해본 결과 대부분이 빈줄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포스팅을 하고 있었다. 근데 문제는 워드프레스의 디폴트 셋팅으로는 에디터만을 이용해서 이런 글들을 작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솔루션을 찾는 도중에 찾아낸 페이지에서 북미권의 블로깅 철학(?)을 알게 되었다.(여기) 나랑 같은 문제(빈줄이 한줄 이상 안 들어간다)지만 다른 목적(그림 옆,밑에 빈공간을 넣고싶다)을 가진 질문자가 주인공인데, 답변을 보면 "무슨무슨 html태그를 이용해라", "무슨무슨 플러그인을 깔아라" 등은 그렇다 치고, 이 "문제"를 워드프레스가 고치면 좋겠다는 누군가의 코멘트에 대해서는 "원래 그런거다", "올바른 포멧팅을 표시하기 위한 (정상적인)동작이다"는게 모두의 의견이었다.



영어권에서도 똑같은 문제를 겪고있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링크)

"Does anyone know how to consistently add blank or empty lines within a WordPress post? Seems like such a common and simple thing but for the life of me I can’t figure it out. And I’m not the only person struggling with this issue. If you do a quick Google search, you’ll find many people asking this same question.


How can this have been missed? Almost everyone wants to add empty or blank lines to format their text. Often you need to add a little bit of white space to make the post look clean. But in WordPress it seems like they’ve gone to the ends of the world to make this an impossible and death defying feat! I just don’t get it."

WordPress에서 빈줄을 삽입하는 것을 (사이트 개설자들이) "세상 끝까지 가는 노력"을 해서 "죽음을 비껴가는 것 만큼이나 불가능한 업적"으로 만들어 놨다고 표현했다. 좌절과 분노가 느껴진다. 그 기분 내가 알지... I feel ya, brother. 북미권에서도 여백의 미를 아는 사람들이 있긴 있나보다. 많지는 않은 거 같다. 그렇지않다면 WordPress가 블로그서비스 렝킹 1위를 한다는게 설명이 안된다.




아무튼 그래서 결론은... Blogger는 가끔씩 포멧팅이 엉망이 되긴 하지만 WordPress는 아예 빈줄 삽입이 (대대적인 리서치를 하지 않고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Blogger에 계속 남아있기로 함. 이글루나 네이버 블로그를 써도 되는데 궂이 외국계 블로그를 고집하는 이유는 나중에 시간나면 더 쓰도록 하고.. 시간이 너무 늦었다. 쿨럭.





2011/05/10

주식소개 - 동서(026960)



얼마전 지인으로부터 대단히 흥미로운 주식을 소개받았다.

바로 [동서(026960)]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커피믹스, 녹차/보리차 등으로 친숙한 "동서식품"의 모회사이다.(알고 봤더니 근래 히트친 맥심 T.O.P. 커피도 동서에서 파는 물건이었다)

공식 명칭은 "주식회사 동서(영문명 Dongsuh Companies Inc.)". 1975년에 설립돼 1995년 코스닥에 상장된 나름 유서깊은 회사다. 회사 홈페이지(www.dongsuh.com)에 의하면 식품사업 외에도 포장, 물류, 구매수출, 다류사업 등도 하고 있다고 한다. 계열사로는 동서식품, 동서유지, 동서물산, 성제개발, 대성기계, 동서실업유한공사, 미가방유한회사 등 7개사를 두고 있는데, 모두 비상장 회사다.

이 주식이 특이한 점은 다음과 같다.

1. 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2. 대주주가 지분의 70%를 소유하고 있다


3. 근래 외인이 꾸준히 매집하고 있다

그럼 이 특이점들에 대해 하나하나 살펴보자.



1. 경기방어주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지인의 얘기중에 내 관심을 캣치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종합주가지수가 2000에서 900대까지 곤두박질 치는 와중에도 영향을 받지 않은 주식이 있을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이는 사실이다. 다음의 차트를 보자.

<그림1: 동서 주가 차트; 3년(상), 5년(하)>

위의 3년 차트를 보면 금융위기의 대폭락이 있었던 곳에 26000대에서 지리하게 횡보하던 와중에 20000대로 반짝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 V자모양의 쇄기꼴이 보일 뿐이다. 아무리 식품.요식업이 경기 방어주라고 하지만 이는 좀 심하지 않은가? 26000레벨에서 19900까지 20%대의 무시못할 하락이긴 하지만, 10월 한달 내리고 11월 한달 반등해서 꼴랑 두달간 sidetrack했을 뿐, 이를 전후로도 묵묵히 26~27000원대의 수평선을 걷는 모습이다.

물론 이는 금융위기 이전 07~08년의 대세상승장에서 철저하게 소외되었던 탓도 있었으리라. (아래 5년 차트 참조) 하기사 동일업종에 있는 농심, 롯데제과 등도 금융위기는 개나 줘버려라고 말하는 듯한 철저한 마이웨이를 걸었다. 반면 좀더 규모가 있는 CJ제일제당이나 오리온 등은 얄짤없이 금융위기의 파도에 휩쓸려 절반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2. 대주주 지분 (대주주가 지분의 70%를 소유하고 있다)

동서는 결코 작은 회사가 아니다. 시가총액은 5/9 종가기준 11,026억원으로, 코스닥 8위에 달한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바로 대주주들이 총 주식의 70%가량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림2: 10년 사업보고서 발췌; 주주에 관한 사항>

기업 공시에 나오는 내용이니 뭐 대단한 비밀도 아니지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이 총 주식의 68.28%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별나다. 시총 수십~수백억대의 코스닥 소형주(or 개잡주)도 아니고 무려 시총 1.1조, 코스닥 8위의 기업이다. 그러한 회사의 주식의 7할을 9명의 개인이 보유하고 있다.

<그림3: 10년 사업보고서 발췌; 주식의 총수 등>

게다가 법인이 소유한 자기주식도 424,080주 있다. 약 1.42%인데, 이를 대주주들의 지분 68.28%과 더하면 69.7% ~= 70%라는 결론이 나온다 (제1, 2대 주주 김상헌씨와 김석수씨의 지분을 합치면 과반수를 가뿐히 넘기기 때문에 회사 소유 자기주식도 사실상 대주주들의 것으로 보아야 한다)


즉, 시총은 1.1조지만 이중 7천 7백억원 가량이 완전히 묶여있고(그것도 기관들이 아니라 개인들 손에), 나머지 30%만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 밑에 서술할 외인들 지분 10%와 각종 기관들의 장투 물량까지 감안하면 실제 거래되는 float의 퍼센티지는 20%대도 안될 수도 있다.

더욱 특이한 점은 최대주주인 김상헌 동서 회장과 기타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이 수년째 거의 변동사항이 없다는 것이다. 다음 그림들을 보자. 네이버 금융 > 기업공시에서 검색한 동서의 지난 사업보고서들이다.

<그림4: 08년 사업보고서; 주주의 분포>

08년 보고서이다. 10년 보고서(그림 2)와 비교해 보면 이지은씨의 지분이 전량 매각된 것을 빼고는 거의 변화가 없음을 알 수 있다. 10년 보고서를 보면 이지은씨를 제외한 다른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은 오히려 늘었는데 특히 김종희씨의 지분이 크게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림5: 99년 사업보고서>

내친김에 얼마나 옛날까지 검색이 돼나 실험해보았다. 그래서 찾은것이 2000년 3월에 발표된 99년 사업보고서. 11년 전에도 최대주주와 8인의 특수관계인들의 총 지분율은 67.47%로, 오늘날과 거의 변화가 없음을 확인할 수가 있다.

그런데 99년 사업보고서를 보니 주식 수가 약간 이상했다. 찾아보니 03년에 1:10 액면분할이 있었다.(액면가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 당시 주가가 1만원 부근이었으니 분할 전에는 10만원대였을 것이다. 01년 말 3만원대에서 1년 반만에 10만원으로 포풍상승을 했을 때인데, 참 적절한 타이밍의 적절한 액면분할이라고 생각된다.

<그림6: 03년 사업보고서 > 주주의 분포>

액분 직후인 03년 사업보고서를 찾아보았다. 김상헌 대주주/회장의 지분율은 8년전인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36.53%이며, 김석수씨의 지분은 이때(17%)보다는 지금(20%)이 다소 높다.

옛날 보고서들은 특이하게도 관계를 친족이면 친족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김석수씨, 김재명씨를 제외한 나머지 특수관계인들은 친족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혈연이 아닐까 생각된다. 오너가 주식의 과반수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생판 남남을 "특수관계인"이라고 해서 대주주 리스트에 올릴리는 없을테니까. "이지은", "한혜연", "문혜영"등은 여자 이름이니 아마도 오너 일가의 배우자, 며느리 등일 것이고, "김종희", "김은정", "김정민" 등 김씨 성에 비교적 적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은 오너 일가의 젊은 자재들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흥미가 생겨서 인터넷 검색을 조금 더 해 보았다.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만으로 보면 (주)동서 대표이사 회장인 김상헌씨는 1949년생이며, 성균관대에서 영문학 학사를 받았다. 경력이 경남화학공업 -> 유동기업 대표이사 사장 -> 동서식품 부사장 -> 동서 부회장 -> 동서 대표이사 회장 순인 것에서 미루어 볼 때 창업자는 확실히 아니며(자기가 만든 회사에 부사장부터 시작할 리는 없으니까...) 동서의 "2대"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여담이지만 "유동"기업도 그렇고, "동서"도 그렇고.. 참 인터넷 검색하기 힘든 이름들이다. "동서" 하면 동서관계니 뭐니, 드라마에 나오는 각종 동서캐릭들이 튀어나오고, "동서그룹" 하면 "독서그룹"하고 나오고, "유동기업"으로 검색하면 "유통기업"을 오타낸 것들만 잔뜩 텨나오니 이거 원...)

...그리고 추측이 가능하다는 말이 무색하다시피 약간의 추가적인 검색만으로 그 추측이 사실이었음이 확인됐다. 다음 링크 참조 (http://www.ilyoseoul.co.kr/show.php?idx=89207&table=news_economy&table_name=news_economy&news_sec=003
). 내용인 즉 김재명 동서그룹 명예회장이 아들인 김상헌 회장과 김석수 회장 등 자손들에게 증여한 땅을 동서식품이 공시지가보다 2.5배나 비싼 값에 사들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알아낸 사실은:

- 김재명 명예회장이 동서그룹 창업자; 03년 보고서에는 이름이 언급되지만, 08년 이후로는 주주 리스트에 등장하지 않는 점과 위 기사에서 땅을 "증여"했다고 표현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아마도 노환으로 별세하신 듯.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김상헌 동서 대표이사 회장은 49년생. 동생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은 54년생으로 각각 동서그룹의 지분 36.5%, 20%를 소유하고 사이좋게(?) 형제경영 중.(역시 아들은 많이 낳으면 안돼...)
동생님 학벌은 형님보다 좀 잘났다. 경기고->서울대 공대->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 MBA 테크를 탔다. 동서가 창업한게 75년이니까 형은 가업을 돕느라 바빴는데 비해, 5년 터울의 동생은 아버지 회사가 시원하게 까네를 벌기 시작했을 즈음에 학업을 시작해서 유학도 갔다오고 하지 않았나 추측된다. 이후 동서식품 마케팅 부사장 -> 동서식품 부회장을 거쳐서 동서식품 회장직을 맡기 시작하신 것은 08년도로 비교적 최근 일.

...그리고 검색도중 추가로 찾아낸 article. 내용이 흥미롭다.(http://people.joinsmsn.com/news/people_read_200605.asp?total_id=5401257)

- 김 회장이 지난해 (10년) 동서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130억 6150만원으로 재계 8위(아버지...!). 알짜배기도 이런 알짜배기가 없다. 이런 실속쟁이 같으니라구.

- 위 그림4 밑에서 10년 보고서에 김종희씨의 지분이 크게 상승했다고 언급했는데, 알고보니 이 양반은 김상헌 회장의 맏아들로 35살 현재 상무이사. 헐...

<그림7: 동서 기업실적분석(출처:네이버)>

각설하고, 재벌 3세가 어쨌건, 35살 상무이사가 저쨌건, 우리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점은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동서의 매출액, 당기순이익, 주당 순이익, 주당 순자산, 그리고 배당금 등이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업이익률, 순이익률도 매우 안정적이다. 수년간 큰 변동 없이 각각 10, 30%대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부채비율은 12%밖에 안된다! 회사의 경영철학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이래서 오너기업이 좋다. 회사돈=내돈이니까 경영자가 일을 잘한다. Fundamental analysis를 하는 사람이었다면 08년 이전에 이미 들어왔을텐데, 아니나다를까 주가도 금융위기를 개무시하고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두배가량 올랐다. 전형적인 경기방어주, 실적주, 또는 boring주.

만약 스토리가 여기까지라면 그냥 알짜배기 군소재벌의 재미있는 pet기업 이야기라고 note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근데 참 타이밍이 기가막히게도, 동서의 움직임이 요즘들어 심상치 않다. 바로 외인 지분이다.





3. 외인매집 (근래 외인이 꾸준히 매집하고 있다)

<그림8: 동서 주가, 거래량, 외인지분 차트; 1001~1105>

작년 초부터 현재까지(약 1년반) 동서의 주가, 거래량, 그리고 외인지분을 나타내는 차트이다. 작년(10년) 6월 4일에 5.83%였던 외인 지분은 그때부터 꾸준히 상승해 최근에는 10%를 넘어섰다. 05년에는 1%도 안됐던 외인들의 지분이 지금은 10%대를 넘은 것이다.


<그림9: 동서 주가, 거래량, 외인지분 차트; 1010~1105>

지난 반년간을 보면 이러한 매집 추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주가가 4만원대에서 고점을 만들고 3만5천원대까지 등락을 반복하면서 내려왔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외인들은 주가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히, 그리고 집요하게 지분을 늘려왔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우선 동서는 식료품업 회사다. 경기민감주의 반대 = 경기둔감주, 즉 경기방어주이며, 외적 요인에 크게 영향받지 않고 꾸준히 일정 수준의 돈을 버는 회사다. 그러한 경기방어주들 중에서도 동서는 지난 몇년간 꾸준히 매출과 순수익, 배당을 증가시켜 온 대단히 우량한 회사다. 한국 인스턴트커피 시장의 시장점유율이 76%라니 말 다했다.(100%까지는 아니지만 사실상 독점 수준)

또한 회사 지분의 70%가 오너 일가에 묶여있다. 이들은 회사를 잘 경영해서 꼬박꼬박 배당수익을 먹고 사는 진짜 알짜 부자들이다. 그리고 과거 10년 이상의 기간동안 지분율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이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신들의 지분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외인들의 지분 10%또한 신경쓰인다. 하루 거래량이 1~2만, 많아봐야 4만주인 주식을 매일 매일 꾸준히 매집해서 무려 300만주나 갖고 있다. 이들이 오너일가의 특수관계자가 아니라는 가정 하에 말하자면, 이 주식의 외인지분은 10%가 아니라 33.3%라고 봐야 한다. 오너는 십중팔구 시세차익 목적으로 주식을 매매할 의향이 "전혀"없다. 따라서 외인은 오너물량 70%를 제외한 30%중의 1/3, 즉 33.3%를 매집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근 1년사이 외인지분이 5%에서 10%대로 두배가 된 것도 +5%가 아니라 17% 증가한 것으로 봐야 한다. 한 종목에 외인이 이정도로 들어오면 일반적으로는 대단히 긍정적인 sign으로 본다.

외인지분의 증가 과정에서 시종일관 매수만 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체 시장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 종목에서는 무조건 사기만 했다. 외인은 분명 매집을 하고 있다. 70%의 대주주 지분에 외인 매집물량 10%, 그리고 각종 기관, 개인들의 장투 물량까지 더하면 실제 유통물량은 10%대 정도밖에 안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실제로 거래량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 8을 보면 지난 1년 반동안 가장 거래량이 많았던 10년 6월 17일과 21일의 거래량은 고작 30만주 가량이다. 월별 거래량을 보면 더욱 놀랍다. 지난 10년 동안 가장 거래량이 많았던 10년 6월의 한달 거래량이 216만여주, 총 발행 주식의 고작 7.25%다.



그래서 결론은..


Buy. 사라.
"묻어둔다"는 표현히 이토록 어울리는 주식은 본 적이 없다. 주식경력 5년동안 주로 tech를 비롯한 고위험 고수익 종목만 봐왔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간만에 정말 괜찮은 주식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시장에서의 절대적인 입지를 이용해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것이다. 순이익 증가세, 배당수익, 외인지분 등 모든것이 +를 가리키고 있다.

여의도 Main Street의 주목을 전혀 받고있지 않다는 점도 큰 plus다.(Peter Lynch의 One Up on Wall Street가 생각난다) 오직 이트레이드 증권만이 작년 6월부터 6개월간 투자의견 "Buy"에 목표가 "5만원"을 제시했을 뿐이다. 게다가 얼마나 타이밍 나쁜 의견인지... 안습이다. (마지막 투자의견이 나온 11월 22일 당시 4만원이었던 주가는 그 이후 계속 하락만 하다가 3만4천에서 방향전환해서 이제 겨우 3만7천원이다)

시장이 상승에 부담을 느끼고 차칫하면 대세하락으로 전환할 수도 있는 지금 시점에서 포트폴리오에 넣어두면 참 좋을 주식이다. 단기간에 두배, 세배 뛸 일은 없겠지만, 적어도 몇년동안 묻어뒀을 때 은행이자보다 나은 수익을 낼 것은 거의 확실하며, 계속 성장세를 이어나간다면 의외의 고수익을 올릴지도. 그것도 시장의 등락에 상관 없이 말이다. 한마디로 Buy and forget형 주식.





2011/05/08

2011년 5월 시황 리뷰


지난주(5월 첫째주, Wk18), 시장이 하락하면서 선물옵션계좌 테스트 목적으로 소량 매매한 5, 6월물 285 Put으로 푼돈(60만원가량?)을 벌었다. 문제는 이 금쪽같은 포지션을 어린이날 전에 청산해버렸다는 거... 휴일을 앞두고 이익실현을 해서 그 돈으로 잘 놀았지만(?), 금요일에 갭하락 하면서 200만원 가량의 기회비용(수익율로 따지자면 따블 이상)이 발생했고 변동성은 더욱 증가했다.(즉, 옵션 가격이 올라버렸다)

6일 금요일 마감 기준 Kospi200은 283.68. 금요일 장에 섵부르게도 6월 290C(3.80매수)와 280P(4.80매수)를 각각 10계약씩 매수해서 855만원 상당의 Long Strangle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급락이 일시적인 것이고 시장이 빠르게 안정화 한다면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할 거 같다. 역시 생각없는 트레이드는 손실을 부른다. 차라리 콜만 살껄... 어찌됐든, 향후 시장 방향은 과연 어떻게 될까.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거시적인 view는 항상 지녀야 하는 것이고, 지난 움직임을 리뷰해 봄으로서 어느정도 예측가능한 시나리오와 그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어 놓을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림1: Kospi200, 0904~1105>

지난 3년간의 시장의 움직임이다. 2200고지를 막 점령한 현재 시장만 두고보면 08년 말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파죽지세로 올라온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다.



<그림2: Kospi200, 0904~1105, 추세선>

추세선을 그려보면 좀더 명확하게 볼 수 있다.

그림에는 안 나왔지만 금융위기 때의 panic selling에 의해 oversold된 세계 주식시장은 V자로 급반등했다.(kospi의 경우는 W자였지만 아무튼)

09년 중반, 4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3개월간 kospi 1400, k200 180선에 수렴하면서 잠시 쉬어가다가(갈색 쐐기꼴) 다시 폭풍 상승.

그리고나서 장기간 횡보장이 이어진다. 위 저항선은 225(빨간선), 아래 지지선은 205(녹색선)인데, 이는 각각 Kospi지수 1700과 1500에 해당한다.

횡보장세를 탈출해서 다시 대세상승(파란색 추세선)으로 가기 시작한게 8월 경이니까 지금까지 약 9개월(3분기)정도 지났다.

Technical Analysis의 맹점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림이 명확하게 나온다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맹점은 차치하고라도 상당수의 그림들이 억지로 끼워맞춘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이 그림은 정말 "잘 나온"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챠트분석 책에서나 볼 법한 그림이 Kospi200 index로 그려졌다.




<그림3: Kospi200, 0904~1105, 추세선 설명>

우선은 초록색 수평선. K200 205, Kospi 1500 레벨이다. 09년 8월에는 1400대에서 이륙한 지수의 상승을 저지하는 저항선 역할을 하다가(R1) 한달여만에 저항이 뚤리자 이후 이듬해 5월에 이르기까지 충실한 지지선 역할을 한다.(S1, S2, S3) 1년 이상의 timeframe을 보는 장기투자자들이라면 S1의 지지를 확인하고, S2나 S3에서 추매를 하는 전략을 생각해 볼 수가 "있었다".

(덧으로 S1 바로 전(한달전쯤)에도 지지선에 닿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는 이때의 하락이 갈색 하락 추세밴드를 따라서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2번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한번으로 친다 - 말인즉, 첫번째(11월초)의 지지 이후 빨간색 저항선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갈색 추세밴드에 닿고 하락해서 두번째(S1, 11월말)의 지지에 이른 점, 그리고 두 지지점의 간격이 좁은 점으로 봐서 둘이 아니라 하나로 보는 것)

다음은 빨간색 저항선. K200 225, Kospi 1700 레벨이다. 왼쪽 빨간색 별표(09년 9월)에서 처음 막아서고, 다시 10년 1월, 4월, 그리고 6월에 저항하다가 7, 8월쯤에는 거의 밀린 모양이다. 참으로 교과서적인 저항선이다! 저항 사이의 시간간격으로 보면 처음부터 둘째까지는 4개월이 걸렸고(09년 9월~10년 1월), 그 다음은 3개월, 2개월 순으로 갈수록 저항선에 닿는 시점간의 거리가 줄어듬을 알 수 있다. 그와 반대로 지지선까지 내려갔던 지점들 사이의 간격은 S3~S2가 약 3개월 반으로, 2개월이 조금 넘어가는 S2~S1보다 확실히 길다. 이는 즉 강한 상승의지, upward pressure가 작용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미래의 주가는 "불가해"이므로, 채널을 위 또는 아래로 breakout할 확률은 분명 50대50이다. 하지만 이곳 같은 경우 윗쪽으로 돌파한다는 것에 거는 것이 분명 남는 장사였다. 또한 마지막 저항(6월)에 닿고 하락했을 때 지지선에 닿지 못하고 반쯤 하락하다가 다시 반등한 것(초록색 별표), 그래서 이번에는 1개월만에 지지선을 넘어선 것. 이는 거의 확인사살이다. 중장기적으로 대단히 bullish한 시그널이라고 볼 수 있다.

10년 7, 8월에는 저항선이 거의 밀려서 본격적인 상승장을 예고하고 있었지만, 빨간색 저항선이 지지선처럼 작용하기 시작한 시점인 오른쪽 빨간색 별표를 횡보장과 상승장을 구분하는 변곡점으로 볼 때, 09년 9월 첫 저항(왼쪽 빨간 별표)부터 시작해서 10년 9월 변곡점(오른쪽 빨간 별표)에 이르기까지 장장 1여년간을 횡보했음을 알 수 있다. 금융위기의 최저점 이후로 줄창 오르기만 한게 아니라는 얘기다. 무려 1년 동안 지수, 즉 주식시장의 평균 수익률이 0%였다.

긴 횡보는 투자자들을 지치게 하기 마련. 7~9월 사이에 털고 나간 사람들도 상당수 있었을 것이다. "설마 1800을 넘겠어?"하는 생각과 함께. 아마도 1800은 시장참여자들에게 심리적으로 중요한 레벨이었으리라 생각된다. 07~08년 금융위기 전, 고점을 이루었던 range가 1600에서 2000까지였던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상당수의 "비자발적 장기투자자"들의 투자금이 1800 근처에서 묶여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펀드가 금융위기로 반토막 났다가, 3년 가까히 묻어두고 있었는데, 근 1년을 원금 근처에서 약올리듯 왔다갔다 하니 털지 않고 버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악성 매물"을 다 털고 나서야 지수는 본격적인 상승장에 진입하게 된다.

여담이지만 이래서 거시적 안목이 중요한 것이다... 장장 1년 반을 들고있었던 내 대우조선해양 5000주 아흙ㅜ_ㅜ 09년 초 24000에 물려서, 물타기로 20800까지 내렸는데, 지수는 오르는데 조선주들은 피똥싸길래 X됐구나 하고 내버려뒀더니 14000까지 내려가는 둥 지옥맛을 선사했다. 근데 작년 8월부터 오르기 시작하니까 정말 화끈하게 오르는 것이었다! 3천만원대의 수익이 나니까 눈이 돌아가버려서 팔아버린게 위 그림의 빨간색 별표(변곡점!) 부분이다. 하루에도 500~700만원씩 왔다갔다 하니 덜컥 겁이나서, 때마침 겹친 추석 연휴를 맘 편하게 보내고 싶어서 27000 근처에서 팔아치웠는데, 큰 그림을 봤으면 상식상 추매를 했으면 했을지언정 절.대. 팔면 안되는 시점이었다.

그후 3만원대에서 주춤하면서 떨어지나 싶더니 결국 연말~연초에 랠리해서 4만원을 넘어가고야 말았다.(기회비용 7000만원 지못미ㅜㅜ) 작년 이맘때만 해도 본전 근처인 20000원에서 다시 17000만원으로 주르륵 미끄러져서 이미 모든 희망을 버린 상태. 3만원 가면 젠쿱사고, 4만원 가면 벤츠C250 산다고 스스로도 믿지않는 헛소리를 하곤 했는데, 18개월을 기다렸다가 나머지 4개월을 못 기다려서 7천을 날린것도 날린거지만, 한번만이라도 큰 그림을 봤으면 이런 실수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걸 생각하니 정말 원통하다!

방금 다시 차트 봤더니 3월달 급락했을 때 다시 3만원 밑으로 내려왔었네?.. 그러고는 4월말에 47900으로 신고가 경.신.;; 외인지분이 올초부터 꾸준히 하락하는 모습이다. 혹시라도 들고계신 분들은 얼렁 나오시길 권함. 좋지않다... 종합주가지수는 어찌됐건간에 조선주들은 확실히 8부능선을 지나 하산하는 중으로 보인다. 각설하고,



<그림4: Kospi200, 0904~1105, 추세선 설명_2>

이번 대세상승을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로 보는게 옳을까? 추세선을 그려넣기 전에는 10년 5월(S3)부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당시만 해도 이게(R1부터 S3까지) head and shoulder, 또는 3 peaks 반전 패턴(reversal sign)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어디로 갈지 모르는 지리하고 불안한 횡보장이었음을 기억하자. (마찬가지로 왼쪽끝 갈색 쐬기꼴 부근에서도 저항이 계속돼자 "올해 오를건 다 올랐다", "(09년)하반기는 하락한다" 등등 비관론들이 많았다. 비관론이 많으면 오른다-는건 상당히 정말이다ㅋ) Hindsight이 아니라 "그때 그 당시"의 차트만 보고 상승장으로 진입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시점을 나는 [초록색 별표에서 두번째 빨간색 별표까지]라고 생각한다. S3-초록색 별표-두번째 빨간색 별표를 잇는 파란색 상승추세선이 보이기 시작하는 구간이다.

그렇게 10년 9월에 출발한 강세장은 이후 10월에 한번, 12월에 한번 추세선을 테스트하고(파란색 별표들), 12월부터는 신나게 날아가다가, 11년 1분기에 대세상승을 시작한지 채 반년도 지나지 않아 심하게 요동치면서 추세선을 완전히 무시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 구간은 특히 재미있는데, 큰 사건 사고들이 있었고 이에 대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바로 리비아 내전(E1)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E2)이다.



<그림5: Kospi200, 1009~1105>

문제의 10년 9월부터 현재(11년 5월초)에 이르는 약 8개월간의 구간이다. 이 구간에는 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던 사건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올바른 분석을 위해서는 이를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 개별 주식이 아닌 시장 전체를 나타내는 지수 차트이기 때문에, 경제에 임팩트가 있는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일어나면 차트 해석에 이를 꼭 factor in하도록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엉뚱한 추세선들과 틀린 결론이 나올 수 있으므로 요주의.




<그림6: Kospi200, 1009~1105, 추세선>


우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V, 또는 W 모양의 하락/상승과 280(Kospi 2100)에 있는 빨간색 수평 저항선이다. 11년 2, 3월간 주가는 그림4에서 보았던 파란색 상승추세 지지선을 아래-위로 무시하면서 움직였다. E1은 리비아 내전이 발발한 시점으로 그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폭등하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E1 직후 주가가 상승추세선을 뚫고 내려가는 것을 보고 하락 배팅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E2의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터지고 시장이 한국이 얻을 반사이익을 긍정적으로 평가함으로서 시장은 단기간만에 급반등했다. 이래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 스마트하고 공격적인 트레이더라면 E1을 전후로 short했다가, E2 뉴스를 보고 바로 cover했으리라.

빨간색 상승추세 저항선은 작년 10, 11월에 형성되어 올 1월에 무시됐다가(그림 중앙) 근래에 다시 작용하고 있다. 이 그림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왼쪽으로 더 내려가다 보면 그림4의 초록색 별표-두번째 빨간색 별표의 "변곡점"구간의 고점들과도 연결된다. 변곡점 구간에서 두어차례 닿아서 암시되다가, 작년 10, 11월의 상승고점으로 그 존재가 확인된 모습이다.



<그림7: Kospi200, 1009~1105, 추세선 및 구간별 설명>

빨간색 상승추세 저항선이 억지로 끼워맞춘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지지하기 위해, 그림 중간에 저항선이 뚤리는 부분을 관찰해 보자. 초록색 박스 부분이 바로 지수가 상승저항선 위로 돌출된 부분이다. 이는 시장이 12월 말부터 1월까지 상당히 과열됐었음을 시사한다. (어짜피 지나고 나야 아는 사실이지만...)

그리고 돌출되었다가 280의 저항선에 부딛혔던 지수는, 올 초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외인 주도의 차익실현 매물로 2월초의 급락을 낳는다(빨간색 박스 부분). 이 구간은 그동안 줄곧 매수로 일관해왔던 외인들이 본격 매도세로 나와서 기관과 개인들을 당황케한 시점이기도 하다. 리비아의 불안정한 정세를 일찌감치 캣치하고 있었던 외인들이 내전이 터지기 전에 미리 리스크 감소 매물을 내놓은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내전이 터지지 않았더라면 파란색 지지선에 닿았을 때 반등 했을지도 모른다.

이후 갈색 박스 내의 구간이 매우 해괴한데, 255를 단기 지지선으로 닿고 반등했지만 265에서 막혀서 다시 하락하면서 한치앞을 알 수 없는 극심한 혼조세를 보이는 부분이다. 참고로 255는 그림에서도 볼 수 있다시피 과열구간이 시작되기 전인 작년 11, 12월에 두어차례 저항이 있었던 레벨이고, 265는 리비아 내전에 의한 하락이 시작되기 전, 인플레이션 우려 외인 selloff에 대한 지지가 있었던 레벨이다.
즉 전자는 저항에서 지지, 후자는 지지에서 저항으로 role은 바뀌었지만 둘 다 지수가 통상->과열 국면으로 이행하는 사이의 관문으로 작용 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즉, 단기성 투기자금은 물론 중장기성 자금들 마져도 시장의 향후 방향을 점치기에 지극히 곤란함을 느끼고 있었음으로 풀이될 수 있다. 당시 한국 시장은(지금도 그렇지만) 기업들의 fundamental은 훌륭하지만, 계속되는 낮은 환율(수출약화), 고유가(+리비아 내전으로 급격히 올라가는 유가), 저금리로 인한 인플레이션 부담 등으로 미래가 다분히 불투명한 상태였다.

E2의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한국 시장의 bull들에 있어서는 신이 내려준 선물과도 같았다. 보름만에 지수가 255에서 280까지 일직선으로 상승했으니 말이다. 일본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의 주요 산업들인 자동차, 철강, 조선 업종들이 반사익을 얻을 것이었다.

또 한가지 주목해 볼 점은 가파르게 오르긴 했지만 등락으로 요통치지 않고 차분히, 일직선으로 하루 하루 꾸준히 올랐다는 점이다. 시장참여자들이 일본 지진+쓰나미+원전사태의 데미지가 과연 어느정도인가를 분석하고 소화하는데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인 것 같다. 특히 원전 문제같은 경우 괜찮을 것 같으면서도 하루가 멀다하고 점점 사태가 악화되는 뉴스가 나오면서 결국 초기의 "경미한 사고"같은 이미지에서 "체르노빌급 원자력재앙"이 되고 말았다.



근래와 앞으로의 얘기를 해 보자.

후쿠시마 원전사태의 여파로 급반등한 증시가 280 저항선에서 잠시 주춤하다가, 4월 중순 3거래일만에 280 저항을 돌파해서 290에 안착, 빨간색 상승추세 저항선에 닿았다. 5월 2일에 빈라덴 사살 소식으로 달러화 급등 -> 유가 급락 -> 지수 상승으로 295.35라는 신천지를 개척하는가 싶더니 3거래일 내리 하락해서 283.68의 파란색 추세지지선까지 내려앉은 모습이다.

특히 마지막날 갭하락이 recency bias라는걸 감안해도 상당히 신경쓰인다. 올라갈때도 갭상승이었으니 내려갈때도 갭하락인게 뭐 어떻겠냐 싶기도 하고, 아래꼬리가 긴 망치형 캔들이니 다시 반등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드는 반면, 290~295 레벨에서 9거래일동안 3개의 양봉과 6개의 음봉 중 대다수가 위아래로 긴 꼬리를 드리운 모습을 보면 그곳이 꼭지였고 다시 대세하락이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향후 한국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생각나는대로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다.
- 인플레이션
Cons: 소비자 물가상승 압박, 5월 금리인상 가능성
Etc: EU 5월 금리 동결 예상. 인도 4월 금리인상 -> 시장 하락
- 빈라덴 사살
Pros: 달러 상승으로 인한 유가하락, 분쟁 발생으로 경기 촉진
Cons: 국제정세 불안, 보복태러 가능성
- 한-EU FTA
Cons: 국내기업들의 경쟁력 약화; 특히 이번 상승의 주력이었던 자동차업체들에 악재
Etc.: 한-미 FTA에도 모멘텀이 실릴 것. 허나 발효가 3~5년 뒤인 만큼 즉각적인 영향은 없을듯
- 후쿠시마 원전사태
Pros: 이머징 마켓으로 자금유입, 추가상승 모멘텀
Cons: 자금 유입으로 인한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박
- 리비아 내전 장기화
Pros: 종전이 됐을 때 증시가 상승쪽으로 탄력을 받을 듯
Cons: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유가 상승(하지만 이미 반영됨)
- Commodities 급락 (특히 국제은값 폭락)
Pros: 국제 원자재값 하락으로 기업들의 수익개선 기대감.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반사익.
Cons: 시장 불안으로 안정자산에 대한 선호도 증가 > 주가에 악재
기타
저축은행 사태, 금감원 신뢰 추락
목요일(5/12) 미국 실업수당 지급 통계 발표



다음은 향후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와 그에 대한 대처법이다.

1. Extreme pessimism
- 빈라덴 보복테러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세계 주식시장도 동반 하락.
- 금통위 소비자물가 잡기 위해 5, 6월 연이어 기준금리 25bp씩 인상.
- 미국, 두드러지는 실업자 증가세 발표.
- 리비아 내전 장기화로 유가 다시 상승세.
- EU, 시장의 예측을 깨고 5월 기준금리 인상 발표.
5월 인상으로 280 지지선을 하향돌파, 혼조세. 급락에 이은 반등 시도는 6월에도 금리 인상이 있을거라는 예측에 금새 사그러듬. 6월 말까지 260정도로 일본 원전사태 직전 수준까지 하락.

가능성: 낮음(지금까지의 상승세가 단번에 180도 전환되기는 쉽지않음)
대응책: 주식 비중을 절반 이하로 줄이고, put을 늘려서 수익을 노림
가능성을 감안한 대응: 주식을 3/4로 줄이고, 옵션은 유지

2. Sidewalking near the top
- 5월 금리 동결.
- 외인 대규모 차익실현을 미루고 관망세.
시장은 파란색 지지선에서 반등하여 잠시 상승세로 돌아서나 금새 295 지지선에 막혀서 285~295 사이에서 6월 말까지 횡보함. 지금까지 상승을 주도해왔던 자동차, 화학 주들이 모멘텀을 잃으나 IT 등의 업종으로 순환매가 이루어지면서 주가는 대세하락 하지 않음.

가능성: 높음(일반적으로 대세상승의 고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2~3개월은 필요하다는 생각임)
대응책: 옵션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더 낮은 strike price의 것으로 이월. 주식은 유지.
가능성을 감안한 대응: 위와 같음

3. Continued climb
- 5월 금리 동결. EU도 금리 동결. 서민물가도 중요하지만 여러 국가 부동산 프로젝트로 인한 빚이 많아서 금리를 올리기는 힘듦
- 미국 및 중동의 정세 불안으로 아시아권 이머징 마켓이 상대적으로 좋은 투자처로 부각
- 정세불안 > 달러상승 > 유가하락 및 수출업체 수익성 개선
- 한-EU FTA에 국제자금이 우호적인 반응
시장은 파란색 지지선에서 반등, 한 두차례 295를 테스트 후 300을 돌파. Kospi도 마찬가지로 2200을 탈환하고 빨간색 상승추세 저항선을 밀어붙히면서 2300까지 렐리를 계속함. 외인, 그리고 기관이 매수에 가담해서 중대형주 중심으로 주가 끌어올리기.

가능성: 중간(물가상승률과 국제정세를 감안했을 때 현 시점에서 새로운 매수를 하기에는 메리트가 적은게 현실임)
대응책: put은 버리거나 이월, call로 손해를 상쇄하면서 주식은 유지.
가능성을 감안한 대응: put을 줄이거나 long을 늘려서 대응. 주식은 유지.



결론:
Kospi 200 차트에 대한 technical analysis를 해본 결과, 1년 정도의 지리한 횡보로 에너지를 모은 이후에 근 9개월간 강한 상승추세를 이어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음. 아직 추세선을 이탈하지는 않았으나 고점에 근접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음. 5월 금리 결정과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고 향후 옵션 포지션의 증감을 결정하기로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