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07
별 상관없는 어느 나라의 정치 이야기
지난 총선 유세가 한창이었던 때 아래의 글을 썼었는데, 마땅한 결말을 찾지 못해서 draft로 쳐박아두었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제법 많았나 보다. 4.11총선은 예상을 뒤엎고 한나라당이 승리했다. FTA도 날치기 한 것들이... 좀 믿기지는 않지만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서울에서 야당이 선전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랄까.
균형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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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한명숙씨의 라디오 연설을 들었는데, 역시 이 사람도 별볼일 없는 정치인일 뿐이구나, 민주통합당도 별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민 여러분 지난 4년간 얼마나 힘드셨냐", "얼마나 고통스러우셨냐", "심판할 때이다" 등등, 온통 서민드립에 현 정권에 대한 불평불만에 묻어가려는 선동적 발언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현 정권을 심판하고 나면 그때는 어떻게 할건데?
부정을 심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MB가 OO로 바뀔 뿐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명박 정권을 공격하는데 가장 자주 등장하는 아이템이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인데, 솔직히 이건 좀 아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MB탓인가? 아니면 유럽 위기가 MB탓인가? 욕은 신나게 하면서도 참 대단한 인물로 쳐주는거 아닌가. 대기업 몰아주기를 해서 그나마 이정도인거지, 안 그랬다면 더 힘들어졌으면 힘들어졌지 나아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심판받아야 할" 만한 잘못은 1.사대강, 2.본인/친인척/측근 비리, 3.편파적 인사 정도이다. (FTA도 있지만 이건 한나라당 의원들의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얼마나 고통스러우셨냐"고 운을 띄우는 것은 결국 이들이 보기에도 유권자들의 관심은 자기 먹고사는 문제 정도밖에 안된다는 얘기 아닌가?
단언컨데 통합 야당의 대표가 생각하는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되는 한, "살기 좋은 세상"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 "얼마나 고통스러우셨냐"는 말의 이면에는 "내가 정권을 잡으면 안 고통스러워질거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그러한 암묵적인 주장을 뒷받힘할 만한 그 어떠한 근거도, 계획도 언급이 없다. 무조건 지금 하고있는 놈이 잘못한거고, 그놈만 때려잡으면 태평성대가 올 것처럼 말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맨날 그렇다. 바꾸젠다. 세상을 바꾸젠다. 왜? 어떻게?
세상은 딱히 큰 문제가 없는 이상 그대로 두는게 상책이다. 입시 제도가 수시로 바뀌면서 학생/학부모들이 혼란과 불편을 겪지 않았던가? 게임의 룰이 매달, 매주 바뀌면 시즌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까? 세상은 바꾸면 바꿀수록 혼란만 늘어나고 기회주의자들이 활개친다. 정말 문제가 있다면 바꿔야 하지만, 그 범위를 최소화하고 꼭 필요한 부분만 바꿔서 혼란과 기회주의적 행위들을 방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