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문뜩 별 이유없이 블로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를 갖다 붙히자면... '16 여름부터 지금까지 각종 혼자놀기짓(라즈베리 파이, 아두이노, 드론 등등)을 하면서 여러 렌덤 블로그 포스트들에 도움을 받았는데, 인터넷과 인류 사회에게 이에 대한 보답(?)을 하자는 생각? 받은 만큼 배풀어라? 정도? (근데 배풀만한게 있긴 있나?-_-)
광고 수익을 누릴만큼 하이 퀄리티 글은 쓸 재주도 없고 생각도 없다.
일기장과 블로그의 차이점을 모르던 2000년도 시절도 아니다.
(일기장 용도로는 얼마전에 개인 위키 서버를 하나 팠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내 짧은 지식과 경험을 인터넷에 공유해서, 지나가던 누군가가 보고 '뭐야 이새끼 재밌네ㅋㅋㅋㅋ'하며 즐겁게 읽거나, 몰랐던 것을 배우거나,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 '아 이런것도 있었네'하고 넘어가줬으면 하는 마음. 되는데로, 내 꼴릴때 내가 쓰고싶은 주제로 포스팅 할 생각이다.
1. 플랫폼 선택
블로그를 새로 파려고 잠깐 알아봤더니, 이미 옛날에 내가 개설한(그리고 수년간 방치한) 블로그가 두개나 있었다. 바로 이 블로그, 그리고 이글루스. 이글루는 퍼스널 블로깅에 반짝 재미들린 친구들이랑 일기장을 공유하는 듯한 오글거리는 기분으로 몇개월간 일상의 뻘글을 주고받고 하다가 이내 시들시들 -> 포스트 전부 비공개 루트를 탔고, 이 블로그는 한참 주식투기에 열을 올리던 2010~2011경에 개설되어서 초반에는 꽤 공을 들인 분석이나 forex 로그를 올리다가 마찬가지로 흐지부지, 2011년 이후로는 서너달에 한번꼴로 한국에서 기분나쁜 일을 겪었을 때 막 나가는 social commentary를 올리는 온라인 낙서장으로 변질 되었다가 잊혀짐.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있는지 없는지도 까먹고 있었던 블로그에 내가 작성한 포스트가 98개나 되었다. 태반이 내용의 과격함(...)때문에 draft 상태로 저장되어 있었지만, 아무튼 꽤 이런저런 잡다한 글들이 많다. 지금 보면 오글거리는 내용이 많지만, 어쨌뜬 젊은날의 과오로 여기고 남겨두고 넘어가기로. 더욱 놀라운 것은 누적 방문자가 2만명이고, 지난달에도 수십명이 다녀갔다는 것. 몇년전 개설한 걸 고려하면 하루 한명 꼴이지만, 어쨌든 방문자가 있긴 있었다.(많아봐야 100쯤일 줄 알았는데, 네트는 넓고 사람은 많았다) 이에 고무받아서(?) 새로 파느니 그냥 여기다가 재개하기로 했다.
2. 언어 선택
한글이냐 영어냐: 인구수와 지금 살고 있는 문화권을 감안하면 당연히 영어여야겠지만, 광고수익이 목적이 아니므로 독자 수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한글로 작성하면 회사에서 이걸 쓰면서 딴짓해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봐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거나 회사 인터넷으로 글을 올려도 보안부서에서 무슨 내용인지 도청을 못하는 부수적인 장점도 있다. 끝으로 영어권 블로그스피어는 여전히 많은 텍스트와 출판물 포멧을 선호하고, 한국어권은 그림과 이모티콘, 짧막 짧막한 텍스트를 선호하므로, low profile을 유지하려면 한국어권이 유리하다.
경어체냐 구어체냐: 예전의 몇몇 경험과는 달리 이번에는 그다지 고민하지 않은 부분이다. 나도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경어체를 사용하는 블로그와 구어체를 사용하는 블로그 둘 다 많이 접해봤지만, 딱히 어느쪽이 더 좋다 싫다 하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완벽한 일기장/낙서장 or 혼잣말 or 넉두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특정 독자층을 상정하고 정식으로 퍼블리쉬 하는 블로그도 아닌 만큼, 생각나는데로 막 지껄이기 편한 구어체를 사용하는게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중고딩이든, 5~60대 아저씨 아줌마든, 그냥 편한 동년배 친구가 쓴 글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줬으면 좋겠다.
3. 테마 선택
처음 생각한 이름은 'ㅁㅁ의 혼자놀기(또는 혼자노는) 블로그'였다. ㅁㅁ에 삼성시절 디아3에 처음 사용했던 "동탄불곰"을 넣어서 '동탄불곰의 혼자놀기 블로그'라고 이름을 지어서 새로 블로거 블로그를 팠더니 영 모양이 안 나서(...) 그냥 있는거 그대로 쓰기로.
테마 또한 별 생각없이 "그냥, 이것 저것". 혼자 놀기 좋아하는 사람이 혼자 노는 이야기를 하는데 테마랄게 뭐 있을까. 그리고 일단 테마를 하나 정하면 그쪽 관련 포스팅만 해야한다는 생각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수익목적 블로그도 아닌데 뭐.
201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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