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19일.
지난 화요일은 지금 있는 회사에서 1주년이었다. 기념이라면서 메니져가 감사패(?)같은 것을 letter용지에 컬러프린트 해서 주는데, 형식은 초라할지언정 기억해주고 챙겨주는 것이 고마웠다. 가뜩이나 두개의 팀을 메니지하느라 바쁜 양반인데. 나도 요새는 회사에서의 업무가 제법 바빠졌다. 이젠 좀 제대로 된 엔지니어링을 하고 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이제 좀 알겠고..
입사 초기에는 두세달이면 풀로 할 줄 알았는데, 정말 1년은 걸리는구나. 기술 자체는 "커팅 에지"라지만, 아직 드론 레벨을 벗어나지 못한 학사졸 공돌이에게는 모르는 것 투성이... 이 분야는 평생 배워도 모를거 같다. 일단 혼자서 내가 own하는 걸 붙들고 처음부터 끝까지 캐리할 수준의 지식은 습득했다. 애플에서 hr이 연락 왔는데 이직은 내년쯤부터 생각해볼까.. 하는 중. 아직은 좀 이르다.
미국 시장이 하늘높은 줄 모르고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나스닥이 언제 6천을 넘겼던가! 4천 넘겼을 때가 생각난다. 5천은 또 언제 넘겼데? 이번에 돌아와서 취직하고 난 이후로는 금융쪽은 완전히 관심을 끊었다. 어차피 몇백~천만원 가량을 투자하면 많이 올라봤자 몇백일 뿐이고, 억대를 투자하면 잃으면 몇천이니까 하도 신경이 쓰여서 본업에 충실할 수가 없다.
그런데 왠지 이 페이스대로 나가다간 조만간 Again 2008이 될 것 같다. 그러고보니 벌써 10년 전 일이네ㅎㅎ 지난번 패턴은 레버리지-빚잔치-신용붕괴-급락이었는데 이번에도 기본적인 메카니즘은 같을 것이다. 문제는 어디가 도화선이 되느냐인데... 앞날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처럼 영원히 올라갈 수는 없다. 그리고 2008~2011동안 미국발 미칠듯한 돈풀기가 세계 메이져 국가들로 트리클 다운 해서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일어났다.(대부분이 부동산으로 들어가서 미칠듯한 집값상승 외에 생활물가는 크게는 안 오른 것 같지만)
어쨌든 blow up하려면 내후년으로 부탁... 아직 이쪽에서는 트레이딩이 셋업 안 되어있다. 10년 전에는 기회를 놓쳤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숏/롱 옵션 플레이랑 저가주 bottom fishing으로 한몫 건져보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ㅎㅎ
취미 쪽으로는 세달전 포스트의 "살까 말까 고민"하던 중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이미 3월 중순깨 베레타 92FS를 질렀고, 지난 주말에는 IPSC(이하 입씩) 블랙 뱃지 코스도 수료했다. 사격장 회원권, 총알, 벨트, 홀스터, 추가 탄창, 세정액, 윤활유, 청소도구, 전자 머플러(귀마개), 마스크(실내사격장용 방진마스크) 등등 꼴아박은(?) 금액만 벌써 4천불 가까히 된다. 게다가 엊그제에는 두번째 총인 글록17을 주문했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총/사격은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힘든 매력이 있다. 이제 대회에 나가기 시작하면 내 수준/재능이 어느정돈지 알게 되겠지만, 아직까지는 마냥 재밌다. 근데 입문 단계에서 벌써 5천불 드는 취미가 어딨어...;;; 귀족 취미다 이건;;
한국에서는 문재인이 당선됐다. 어대문 어대문 하더니 진짜로 역대 최대의 득표차로... 신기하게도 홍준표가 2위로 들어왔다. 막말맨이지만 가끔씩 맞는 말도 해서 나름 호감(?)이었는데, 딴나라당 계열 박순실 정권 부역자(??)라는 원죄는 넘을 수 없었는 모양. 박근혜가 구속엔딩을 맞이한 뒤로는 한국 뉴스에 대한 관심이 한풀 꺾여서, 대선 뉴스는 거의 안 봤고 기억나는 것도 얼마 없다. 안철수의 '내가 MB 아바타냐?'는 충공깽스러운 TV 토론, 안철수의 모기 앵앵거리는 연설 목소리, 안철수의 안철수인줄 모를 정도로 어색하게 굵게 한 연설 목소리 정도가 기억나는 것의 전부. 그러고보니 전부 안철수군. 이 양반은 정말 왜 나왔을까?... 작년 대선에 단일화 한 이후로의 정치 행보(국민의당 창당 등등)를 잘 모르니 무슨 스텐스인지도 잘 모르겠다. 박근혜 사면하자고 했던가, 그 반덴가? 암튼 gg.
문재인이 당선되고 나서는 각종 행보가 찬양일색이다. 하기사 전임자가 워낙 개판이었어야지... 출근만 해도 우와, 부하들이랑 커피 마시면서 얘기만 해도 우와.. 진짜 박근혜가 얼마나 엉터리 대통령이었는지를 이제 다들 알았을 것이다. 노망난 치매 할망구 최순실의 퍼펫 유신 프린세스ㅉㅉ 그러고보니 간철수가 나와서 아득바득 완주한 이유를 좀 알것 같다. 이번 자리는 전임자가 워낙 핵똥망인 덕분에 발로 해도 갓통령이라고 찬양받는 자리일 테니까.
문재인이 기존 기득권을 좀 적당히 밟아줘서 둠좆센에서 헤븐민국으로 발전하는 다음 5년이 되기를 빈다. 그런데 이 기간동안에 다시 한번 세계적 금융위기가 온다면 어떨까? 금!융!위!기!... 인공지능과 자동화로 인한 대규모 실업도 이제 슬슬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재미있는 시대에 태어나서 적절한 전공을 하고 관련 분야에 업을 두게 된 것은 나름 행운이지만, 기왕이면 10년에서 20년쯤 늦게 태어났으면 좋았을텐데. 아, 대신에 그러면 8~90년대의 벨 에포크를 몰랐겠군!